오퍼레이션 스노우 화이트

프롤로그 고요한 항구의 비명

2025년 8월 20일, 22:00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항구 신참 DEA 요원 헨더슨의 숨소리가 방탄복 아래에서 거칠어졌다. 귀에 꽂은 이어피스 너머로, 그는 창고 안의 희미한 소음보다 정보원 '코요테'의 심장 박동이 더 크게 들리는 것만 같았다. 헨더슨은 어깨에 댄 M4 개머리판을 다시 고쳐 잡았다. 손바닥은 땀으로 미끄러웠다. "긴장 풀어, 애송이." 팀 리더 마이크가 어둠 속에서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느긋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오늘 밤에는 멍청한 바이커 놈들이랑 멕시코 촌놈 몇을 한꺼번에 쓸어 담는 거야. 첫 실적으로는 끝내주겠지, 꼬마." 몇몇 팀원들이 낮게 웃었다. 그들은 베테랑이었다. 어둠, 바다 소금 냄새, 멀리서 울리는 안개 경적 소리. 그들에게는 그저 또 하나의 평일 밤일 뿐이었다. 하지만 헨더슨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만들어내는 철제 미로와 그 끝에 놓인 허름한 창고는, 마치 모든 소리를 삼켜 버리는 괴물의 아가리처럼 느껴졌다. 무전기 너머로 바이커 갱 '아메리칸 팔라딘스'의 리더 슬레지의 거친 목소리가 치직거리며 흘러나왔다. "물건은 어디 있지? 진짜냐? 순도 99.9퍼센트?" 차분하고 침착한 남자의 목소리가 응답했다. "물건은 확인하실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금 수령 후에 말입니다." 마이크가 손가락 두 개를 들어 올렸다. 신호였다. 거래가 막 성사되려는 순간이었다. 헨더슨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곧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슬레지의 말투가 바뀌었다. 교활한 비웃음이 뚝뚝 떨어졌다. "샘플 고맙군, 아미고. 이제 나머지는 공짜로 가져가야겠어." "젠장." 마이크가 이를 갈았다. 그 욕설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헨더슨의 귀 안에서 지옥이 터졌다. 날카로운 총성이 아니었다. 둔탁한 퍽, 퍽, 퍽 소리였다. 마치 누가 두꺼운 카펫을 세게 두드리는 것 같은, 소음기가 달린 총기의 일방적인 발사음. 짧은 비명 몇 개, 그리고 곧 정적. "돌입! 돌입! 돌입!" 마이크의 외침과 함께 팀은 무거운 창고 문을 차고 안으로 들이닥쳤다. 하지만 헨더슨이 본 것은 아수라장이 아니었다. 정반대였다. 이미 끝나 있었다. 바이커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콘크리트를 붉게 적시고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오싹할 정도로 침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공연이 끝난 뒤 무대를 정리하는 오케스트라의 스태프들 같았다. 동작은 정확했고, 거기에는 감정이라는 것이 없었다. DEA 팀은 최악의 순간에 도착했다. 완벽하게 준비된 학살 구역의 한가운데로 곧장 걸어 들어온 셈이었다. "연방 요원이다! 무기 버려!" 누군가가 외쳤지만, 돌아온 대답은 총구의 섬광뿐이었다. 어둠 속에서 불줄기가 터졌다. 헨더슨 옆에 있던 베테랑 요원이 뒤로 튕겨 나갔다. 방탄복은 종잇장처럼 뚫려 있었다. 헨더슨은 본능적으로 컨테이너 뒤로 몸을 던졌다. 그의 헬멧 위 금속판에 총탄이 튀며 불꽃이 흩어졌다. 이건 총격전이 아니었다. 학살이었다.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총성이 멎었을 때, 창고 안은 화약 냄새와 피 냄새, 그리고 자신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소총을 움켜쥔 채 천천히 일어섰다. 그 순간 다리에 타는 듯한 통증이 폭발했고, 그는 그대로 무너졌다. 이명처럼 울리는 정적 속에서 그는 콘크리트 바닥을 울리는 구두 소리를 들었다. 한 남자가 그림자 속에서 걸어 나왔다.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이탈리아산 가죽 구두, 완벽하게 매인 실크 넥타이. 그는 겁에 질린 헨더슨을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떨어진 문서를 보는 것처럼 무표정한 눈빛이었다. 그 남자는 작은 유리 바이알 하나와 기괴할 만큼 아름다운 흰 장미 한 송이를 헨더슨의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개인적인 일은 아닙니다. 그저... 형편없는 투자였을 뿐이죠."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마치 비즈니스 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사람 같았다. "워싱턴에 전하세요. 우리 사업에 끼어드는 대가는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이건 경고가 아닙니다. 청구서입니다." 남자는 몸을 돌려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멀리서 다가오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희미하게 밤공기를 가르기 시작했다. 헨더슨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누운 채 점점 가까워지는 붉고 푸른 경광등을 바라보았다. 의식은 천천히 멀어지고 있었다. 세상이 새까맣게 꺼지기 직전,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심장 위에 놓인 새하얀 장미 꽃잎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