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에서 내려온 장사꾼들은 여전히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들이 차지한 객잔 한쪽 구석에서는 초설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천산 기슭에서 장사를 하다 돌아왔다는 늙은 상인이 손으로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이번 가을은 유독 빨랐다고. 달력으로는 아직 가을 중순인데 고갯마루에 눈이 쌓였다고. 식량값도 올랐다고. 길이 막히니 수레가 못 들어오고, 수레가 못 들어오니 곡식이 귀해지고, 곡식이 귀해지니 사람이 더 추워진다고. 그 이야기들은 객잔 안 공기를 타고 흘렀지만, 아무도 붙잡으려 하지 않았다.
진연준은 자신의 탁자에 앉아 그 소리들을 듣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듣는 척을 하고 있었다. 귀는 열려 있었지만 머릿속은 다른 곳을 헤매고 있었다. 어젯밤 묵진로가 한 말들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떠 있었다. 길과 겨울, 식량의 숫자.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적의 칼만이 아니라는 말. 그 말들은 영웅담의 언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진연준의 귀에는 오히려 더 오래 남아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바람이 한 줄기 들어왔다.
그 바람과 함께 들어온 것은 소식이었다.
처음에는 낮은 목소리로 전해졌다. 문가에 서 있던 무인 하나가 귓속말로 옆 사람에게 전하고, 그 사람이 또 옆으로 전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객잔 안을 한 바퀴 돌기도 전에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남궁도천 맹주께서 돌아가셨다!"
그 순간 객잔 안이 멈췄다.
장사꾼들의 이야기가 끊겼다. 술잔을 들던 손이 멈췄다. 바둑판을 들여다보던 눈이 들렸다. 젊은 무인들 사이에서 먼저 터져 나온 것은 울음이 아니었다. 잠깐의 침묵 뒤에 터져 나온 것은 분노였다.
"현천마교 놈들이."
누가 먼저 말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불씨처럼 번졌다. 탁자를 내리치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 일어서며 의자가 뒤로 밀렸다. 목소리들이 겹치기 시작했다.
"맹주께서 그렇게 가셨는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북쪽으로 가야지. 당장 올라가야 해."
"원수를 갚아야지. 그게 도리 아닌가."
진연준은 그 목소리들을 들으며 찻잔을 두 손으로 감쌌다. 손바닥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그 온기만이 지금 이 순간 유일하게 실체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묵진로는 구석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찻잔을 내려놓은 채 팔짱을 끼고 앉아 있었다. 그 눈이 무인들을 훑고 있었다. 표정은 없었다. 그런데 그 표정 없음이 오히려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진연준은 서문혁이 일어서는 순간부터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서문혁의 어깨가 펴지는 방식, 턱을 드는 각도, 숨을 들이마시는 깊이. 그것들이 모두 말하고 있었다.
"맹주께서 돌아가셨다." 서문혁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객잔 안을 채웠다. "그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 슬픔은 나중에 해도 된다. 지금은 칼을 잡아야 할 때다."
박수 소리가 났다. 몇몇이 고개를 끄덕였다. 젊은 무인들의 눈에 불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슬픔이 복수로 뒤집히는 속도였다. 진연준은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을 느꼈다. 슬픔이 충분히 슬픔으로 있지 못하고 다른 무언가로 변해 버리는 속도.
그때 묵진로가 입을 열었다.
"남궁도천 맹주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는 알고 있나?"
목소리는 낮았다. 하지만 그 낮음이 오히려 공간을 눌렀다. 몇몇이 묵진로 쪽을 돌아보았다.
"현천마교 놈들한테 당하셨지 않습니까." 서문혁이 대답했다.
"그게 전부야?" 묵진로는 서문혁을 보지 않았다. 그 눈은 허공 어딘가를 향해 있었다. "천산 어디서 돌아가셨는지, 몇 월에 돌아가셨는지, 그때 보급선 상태가 어땠는지는 알고 있나?"
침묵이 생겼다.
"그것까지 알아야 합니까?" 누군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약간의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알아야 하지." 묵진로가 말했다. "왜냐하면 그게 우리가 이번에 같은 길을 가면 어떻게 될지를 말해 주거든. 맹주가 돌아가신 건 현천마교의 칼 때문만이 아니야. 길이 끊겼고, 겨울이 빨리 왔고, 식량이 부족했어. 그 세 가지가 먼저 군대를 갈아먹었고, 현천마교는 그 다음에 나온 거야."
"그 말이 아니야." 묵진로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번에 올라가는 사람들도 같은 방식으로 죽을 수 있다는 말이야. 분노가 아무리 뜨거워도 눈보라는 막아 주지 않아. 의리가 아무리 강해도 비어 있는 뒤주가 채워지지는 않아."
진연준은 그 말을 들으며 손 안의 찻잔이 조금씩 식어 가는 것을 느꼈다.
장사꾼들은 이제 완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들은 이 대화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묵진로를 향해 있었다.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눈이었다. 길을 아는 사람들의 눈이었다.
"노인장." 서문혁의 목소리는 여전히 예의를 갖추고 있었지만 그 안에 날이 서 있었다. "저도 노인장의 경험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맹주께서 방금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사기를 올리는 일 아닙니까."
"사기." 묵진로가 그 단어를 되뇌었다. 마치 그 말의 무게를 재어 보는 것처럼. "사기를 올려서 잘못된 길로 더 빠르게 달려가는 게 무슨 소용이야."
"연준아."
그 한마디가 진연준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서문혁이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는 언제나 무언가를 요구할 때였다. 사형의 목소리였다. 같은 문파에서 먼저 칼을 잡은 사람의 목소리였다.
"넌 어떻게 생각해."
진연준은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천천히. 소리가 나지 않도록.
그는 묵진로를 보았다. 묵진로는 그를 보고 있지 않았다. 찻잔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외면이 오히려 어떤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네가 결정해야 한다는 말.
그는 서문혁을 보았다. 서문혁의 눈에는 기대가 있었다. 함께 북쪽으로 가자는 기대. 의리와 명예와 복수의 언어로 이루어진 기대.
진연준의 입이 열렸다가 닫혔다.
그는 장사꾼들 쪽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들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들이 가져온 소식들, 천산의 초설과 식량값과 막힌 길의 이야기들은 이미 이 객잔 안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젊은 무인들의 목소리에 덮여 버렸다.
그 덮임이 진연준은 불편했다.
"사형." 진연준이 말했다. "맹주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아직 자세히 모릅니다."
"지금 당장 올라가자는 말을 하기 전에," 진연준은 계속했다. "그걸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부족했을 때 돌아가셨는지를요. 그걸 알아야 다음번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걸 알아봤자 지금 당장 뭐가 달라지냐." 서문혁의 목소리에 답답함이 섞였다. "현천마교가 맹주를 죽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잖아. 우리가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고."
"올라가는 건 맞을 수 있어요." 진연준은 자신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무엇을 챙겨서 올라가느냐는 다른 문제잖습니까."
묵진로가 그때 찻잔을 다시 들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침묵이 진연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객잔 안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북쪽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현천마교를 쳐부수자는 말, 맹주의 원수를 갚자는 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말. 그 말들은 서로를 먹으며 커졌다. 슬픔은 그 안에서 점점 작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진연준은 그 광경을 바라보며 손을 무릎 위에 내려놓았다. 손이 차가웠다. 찻잔의 온기가 이미 사라져 있었다.
묵진로의 말이 다시 머릿속을 지나갔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적의 칼만이 아니라는 말. 길과 겨울과 식량의 숫자라는 말. 그 말들은 영웅담이 아니었다. 환호를 받는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진연준에게는 더 단단하게 박혀 있었다. 가볍지 않기 때문에 쉽게 날아가지 않는 말들이었다.
그 경계 위에서 진연준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객잔 문이 다시 열렸다.
이번에는 바람만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천의맹의 복색을 입은 사람이 들어섰다. 한 명이 아니었다. 두 명이었다. 그들의 손에는 두루마리가 들려 있었다. 동원령이었다. 진연준은 그것을 보는 순간 어젯밤의 그것과 같은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어젯밤과 달랐던 것은 오늘은 소식이 먼저 들어왔다는 것이었다. 남궁도천의 죽음이라는 소식이.
그 소식이 동원령에 불을 붙인 것처럼, 객잔 안의 무인들은 두루마리를 보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벌도룡대 편성을 위한 동원령입니다." 천의맹 사람이 말했다. "뜻 있는 무인들은 서명해 주십시오."
진연준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묵진로도 일어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잠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묵진로의 눈에는 이미 그 결말을 알고 있는 사람의 눈이 있었다. 진연준은 그 눈을 보며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생각했다. 칼이 아니었다. 적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두루마리 앞으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나중에 어디서 어떻게 쓰러질지를 생각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는 자신이 두려웠다.
"연준아." 이번에는 서문혁이 고개를 돌리며 불렀다. 두루마리 앞에 서서, 이미 붓을 들고서. "같이 가자."
그 목소리에는 명령이 없었다. 하지만 의리가 있었다. 함께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같은 문파, 같은 스승, 같은 길 위에서 쌓아 온 것들이 있었다. 그것들이 모두 그 한마디 안에 들어 있었다.
진연준은 묵진로를 다시 보았다.
묵진로는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낮고 천천히. "한 번 출정의 흐름에 몸을 얹으면, 돌아갈 수 있을 때 돌아가지 못한 책임이 나중에 사람의 이름으로 찍혀 돌아온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객잔 안은 다시 시끄러워졌다. 서명하는 소리, 웃음 소리, 북쪽을 향한 결의들이 뒤섞였다.
진연준은 그 소리들 안에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두루마리 쪽으로 걸어가는 것인지, 문 쪽으로 걸어가는 것인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았다. 더는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구경꾼으로 남을 수 있는 자리가 이미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객잔 문 너머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북쪽에서 오는 바람이었다. 그 바람 속에 초설의 냄새가 섞여 있는지, 진연준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장사꾼들이 가져온 이야기들이 아직 공기 안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식량값, 막힌 길, 달력보다 빠른 겨울. 그 말들은 아무도 붙잡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천의맹의 동원령은 이미 객잔 문턱을 넘어와 있었다. 그리고 그 문턱을 넘어온 순간부터, 진연준이 구경꾼으로 남을 수 있는 자리는 이 객잔 안 어디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