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세가의 장례청 앞마당에는 향 연기가 낮게 깔려 있었다. 그러나 그 연기보다 먼저 진연준의 귀를 채운 것은 곡소리가 아니었다. 구호였다.
"현천마교를 쳐라."
"맹주의 원수를 갚아라."
목소리들은 한 방향에서 나오지 않았다. 마당 곳곳에서, 회랑 기둥 옆에서, 문 밖 골목에서까지 번져 나왔다. 진연준은 상복을 입은 채 그 소리들 사이에 서 있었다. 향 연기가 눈을 찌르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눈을 뜨겁게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남궁도천은 사흘 전에 죽었다. 천의맹의 맹주였고, 북방 원정의 기치를 가장 높이 올린 사람이었다. 그의 죽음은 실제였고, 그 슬픔도 실제였다. 진연준은 그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마당에서 가장 크게 울리는 목소리들은 슬픔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향한 칼끝 같은 것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저 사람들 목소리 들려?" 서문혁이 낮게 말했다.
"들립니다."
"맞아. 저래야 해. 가만히 있으면 안 돼. 맹주가 돌아가셨는데."
진연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마당 안쪽을 보았다. 영전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의 등 너머로, 조윤백이 서 있었다. 그는 상복 차림이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슬픔보다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계산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노골적이고, 분노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차분한 무언가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가끔 한마디씩 했다. 그 한마디가 나올 때마다 주변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진연준은 그것을 보았다.
남궁도천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보다 그 죽음을 이용해 누군가를 몰아세우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그 사실이 진연준의 가슴 안에 돌덩이처럼 내려앉았다.
장례청 옆 회랑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진연준은 그 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 향을 올렸다.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닿게 했다. 남궁도천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 앞에서 진연준은 잠시 눈을 감았다. 이 사람이 살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니, 그런 생각은 소용없었다. 이 사람이 살아 있었다고 해서 지금 바깥에서 울리는 구호들이 달라졌을 것 같지는 않았다. 어쩌면 더 크게 울렸을 수도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 서문혁이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가자."
"어디로요."
"조윤백 어른한테. 이번 원정 이야기 들어야 해."
진연준은 잠시 멈췄다. 그러나 따라갔다.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아니, 그것보다는 직접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조윤백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것을 들어야 했다.
조윤백 주변에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진연준이 다가가자 조윤백이 눈을 들었다. 그는 서문혁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왔나." 조윤백이 말했다. "좋은 때 왔어. 북벌도룡대 이야기를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네."
"북벌도룡대." 서문혁이 그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렸다. "이름이 정해진 겁니까."
"오늘 장례 끝나기 전에 공표할 것이네. 맹주의 원수를 갚기 위한 원정대야. 선봉 명단은 이미 거의 채워졌어. 청운문 이름도 있어야겠지."
장례청 담장 너머, 보급선이 이어지는 쪽으로 진연준은 눈을 돌렸다. 아까 지나올 때 보았던 것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수레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그 위에 실린 짐이 이상하게 가벼워 보였다. 덮개가 덮여 있었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이 속이 빈 것처럼 보였다.
조윤백의 목소리가 계속되었다. 그는 북방의 현천마교가 어떻게 맹주를 죽였는지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는 분노를 불렀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진연준도 분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현천마교는 실재했고, 그 위협도 실재했다. 그러나 조윤백의 이야기 속에는 다른 숫자들이 빠져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갈 것인지, 얼마나 많은 곡식이 필요한지, 천산의 겨울은 언제 시작되는지. 그런 것들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질 때, 진연준은 제갈원을 찾았다. 제갈원은 장례청 담장 옆 좁은 길목에 서 있었다. 혼자였다. 손에 종이 몇 장을 들고 있었는데, 그것을 내려다보는 눈빛이 무거웠다.
"선생님."
제갈원이 고개를 들었다.
"방금 조윤백 어른 이야기 들었습니다."
"나도 들었소." 제갈원이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그래서 이걸 가지고 왔소."
그는 손에 든 종이를 진연준에게 내밀었다. 진연준이 받아서 펼쳤다. 숫자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동 경로와 날짜, 그리고 각 구간에서 필요한 군량의 양이었다.
"선봉대 인원이 지금 얼마나 됩니까."
"삼백은 넘을 거요. 아마 더 늘어날 것이고."
"그럼 이 숫자로는." 진연준이 종이를 다시 내려다보았다. "천산까지 가는 데 부족합니다."
"부족하다는 말이 아니오." 제갈원이 말했다. "도중에 사람이 죽기 시작할 것이오. 적과 싸우기 전에."
진연준은 그 말을 들었다. 듣고 나서 보급선 쪽을 다시 보았다. 수레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위에 실린 짐의 가벼움이 지금은 다른 무게로 느껴졌다.
"이것을 조윤백 어른한테 보여 주셨습니까."
"보여 주었소."
"뭐라고 했습니까."
제갈원은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천천히 말했다. "겁 많은 소리라고 했소. 장부나 들여다보는 사람은 전쟁을 모른다고."
진연준은 제갈원의 얼굴을 보았다. 제갈원의 눈에는 분노도 없고 슬픔도 없었다. 그저 어떤 무거운 확인 같은 것이 있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 예상대로 일어났을 때의 얼굴이었다.
"지도는요."
"지도도 아직 정리가 안 되었소. 천산 북쪽 경로는 이십 년 전 기록밖에 없어. 그사이 길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아무도 모르오."
"그 이야기도 하셨습니까."
"했소." 제갈원이 말했다. "역시 같은 대답이었소."
진연준은 종이를 제갈원에게 돌려주었다. 제갈원은 그것을 받아서 접었다. 그리고 품 안에 넣었다.
"그래도 가지고 계십니까."
"언젠가는 쓸 데가 있을 것이오." 제갈원이 말했다. "들리지 않아도 말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도 가지고 있어야 할 때가 있는 것이오."
진연준은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고 야영지 쪽으로 걸어갔다.
밤이 되었다. 야영지 안에는 천막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었다. 진연준은 서문혁이 있는 천막 근처에 앉았다. 서문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조윤백 쪽에 있을 것이었다.
제갈원이 진연준 옆에 와서 앉았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진연준은 생각했다. 묵진로의 말이 있었다. 객잔에서 들었던 그 말. 북벌은 적보다 길과 겨울이 먼저 죽인다. 그리고 제갈원의 종이에 적힌 숫자들. 그리고 지금 보급선에 늘어선 가벼운 수레들. 그것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서문혁의 눈도 보였다. 조윤백의 이야기를 들을 때 빛났던 그 눈. 남궁도천의 죽음 앞에서 실제로 흘린 눈물. 그것도 진짜였다. 어느 쪽이 더 옳은지 진연준은 판단할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둘 다 옳은 것이 문제였다. 슬픔도 진짜이고 숫자도 진짜인데, 그 두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았다.
"이야기 들었어." 서문혁이 말했다. "북벌도룡대 선봉, 우리 이름 올라가기로 했어."
진연준은 서문혁을 보았다.
"제가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알아. 그래도 청운문이잖아. 우리 문파야. 연준아, 지금 이 상황에서 빠지면 나중에 뭐라고 하겠어."
"나중에 뭐라고 하는 것보다 먼저 가서 살아 돌아오는 게 중요합니다."
제갈원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러나 끼어들지 않았다.
진연준은 다시 불을 보았다. 불빛이 흔들렸다. 바람이 왔다 갔다 했다. 그 흔들림 속에서 진연준은 묵진로의 말을 다시 떠올렸다. 살아 돌아오는 길부터 기억하라. 올라갈 거라면.
그 말은 경고가 아니었다. 진연준은 이제 그것을 알았다. 그것은 두려움에서 나온 말이 아니었다. 살아남은 자가 다음 사람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진연준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금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야영지에서, 가벼운 수레들을 생각하면서, 제갈원의 종이에 적힌 숫자들을 생각하면서, 진연준은 그 말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었는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나는 먼저 잔다." 그가 말했다. "연준아, 잘 생각해."
제갈원이 말했다. "어렵지요."
"네."
"나도 처음에는 어려웠소. 숫자를 들이밀면 사람들이 겁쟁이 취급을 해. 그런데 그 숫자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면, 그때는 이미 늦어."
"선생님은 그 나중을 보셨습니까."
제갈원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다.
"보았소." 그가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종이를 들고 다니는 것이오."
진연준은 불을 보았다. 바람이 다시 왔다. 불꽃이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다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장례 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은 시각이었다. 영전 앞에 마지막 향이 올려지고, 곡소리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잦아드는 소리 위로 다른 소리가 덮였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였다.
진연준은 장례청 앞마당으로 나갔다.
조윤백이 높은 곳에 서 있었다. 그의 손에 종이가 들려 있었다. 그는 천천히 그것을 펼쳤다. 주변 사람들이 조용해졌다.
"북벌도룡대 선봉 명단을 공표합니다."
이름들이 하나씩 불렸다. 진연준은 그것을 들었다. 청운문의 이름도 불렸다. 서문혁의 이름이 먼저 나왔고, 그다음에 진연준의 이름이 나왔다.
명단이 다 불렸다.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구호가 다시 울렸다. 현천마교를 쳐라. 맹주의 원수를 갚아라.
진연준은 그 소리들 속에 서 있었다. 제갈원의 종이에 적힌 숫자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보급선의 가벼운 수레들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묵진로의 말이 귓가에 있었다.
남궁도천의 장례가 끝나기도 전에, 북벌도룡대의 선봉 명단이 공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