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몬트 재단의 겨울 만찬은 저녁 일곱 시에 시작되기로 되어 있었지만, 그날 오후 네 시 반부터 호텔의 지하 주방에는 이미 저녁이 도착해 있었다. 은쟁반 위에 놓인 작은 빵들은 흰 천 아래에서 식지 않도록 기다렸고, 살구색 소스를 바른 메추라기들은 아직 자신들이 어떤 언어로 불릴지 모른 채 금속 선반 위에 줄지어 있었다. 위층 그랜드 볼룸에서는 무대 뒤 스크린에 아이들의 사진이 걸리고 있었다. 먼지 낀 국경 검문소 앞에서 담요를 덮은 아이, 물통을 든 아이, 카메라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어른의 손목을 붙잡은 아이들. 사진 아래에는 같은 문장이 반복되었다.
No Child Should Wait for Safety.
안전은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 문장은 엘리너 로즈몬트가 직접 고른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직접 고른 문장을 좋아했다. 직접 골랐다는 사실은 그녀가 돈만 내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낸 사람이라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뉴욕의 겨울 저녁, 유엔 외교관들과 투자은행가들, 예술품 수집가들, 두 전직 장관과 세 명의 배우가 올 예정인 만찬에서 마음은 매우 세심하게 배치되어야 했다. 너무 많으면 촌스럽고, 너무 적으면 차가웠다. 엘리너는 그 균형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딸 클레어는 그 균형을 아직 배우는 중이었다. 열아홉 살의 클레어는 보스턴의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공부했고,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온 뒤 사흘 동안 어머니의 재단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 명찰을 정리했다. 명찰은 이름, 소속, 후원 등급에 따라 다른 색 리본을 달고 있었다. 플래티넘 후원자는 짙은 남색, 골드는 흰색, 프레스는 회색, 자원봉사자는 옅은 초록색이었다. 클레어는 자신에게 옅은 초록색 리본이 달린 명찰을 달았다. 이름 아래에는 단순히 Claire Rosemont라고 적혀 있었다. 그녀는 성이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 성은 작은 글씨로도 충분히 컸다.
“네가 오늘 할 일은 간단해.” 엘리너가 말했다. “VIP 리셉션 쪽에서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고, 아이들 프로그램 영상 시작 전에 테이블 쪽 정돈 확인해 줘. 그리고 가능하면 주방 쪽에는 내려가지 마. 거긴 정신없어.”
주방 쪽에는 내려가지 마.
그 말은 금지라기보다는 취향에 가까웠다. 어떤 장소는 행사의 일부였으나, 행사에 온 사람들이 알지 않아야 행사가 아름답게 유지되었다. 꽃을 꽂는 방, 코트가 쌓인 방, 임시 직원들이 물을 마시는 방, 접시가 씻기는 방. 클레어는 그런 장소를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의 만찬장에서 자랐고, 샴페인 잔이 비워진 뒤 유리잔이 어디로 가는지, 연단 위에서 말한 눈물이 어느 통역 장비와 어느 무전 신호를 통과해 박수로 바뀌는지 보지 못한 척하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그날은 조용한 실수가 있었다. 다섯 시 이십 분, 영상 담당자가 USB를 잃어버렸고, 행사 대행사 매니저는 누군가가 지하 주방 옆 서비스 복도에 놓인 장비 상자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누군가가 클레어가 된 것은 우연이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자원봉사자라고 불렀고, 그러면서도 그녀가 로즈몬트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누구도 명령하지 않았고, 모두 부탁했다.
클레어는 엘리베이터 대신 직원용 계단을 내려갔다. 계단은 좁고 따뜻했으며, 벽에는 오래된 페인트가 벗겨진 자국이 있었다. 위층 카펫에서는 향수와 백합 냄새가 났지만, 한 층을 내려갈 때마다 냄새는 바뀌었다. 세제, 젖은 행주, 익힌 버터, 가스불, 젖은 코트. 그녀는 아래층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가벼운 신발을 신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했다. 주방 바닥은 미끄러웠고,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흰 재킷을 입은 요리사들은 서로의 몸을 거의 보지 않고도 부딪히지 않았고, 검은 셔츠를 입은 임시 직원들은 접시 더미와 빵 바구니를 들고 금속 문 사이를 오갔다.
“서비스 복도요?” 클레어가 한 남자에게 물었다.
그는 그녀의 명찰을 보고, 이름보다 성을 먼저 읽은 것처럼 잠깐 눈을 들었다.
“저쪽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뜨거운 거 지나갑니다.”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영어가 아닌 말로 소리쳤고, 클레어는 반사적으로 몸을 비켰다. 커다란 냄비를 든 소년이 그녀 옆을 지나가다가 발을 헛디뎠다. 냄비는 기울었고, 뜨거운 물이 바닥에 쏟아졌다. 소년은 손을 놓지 않았다. 손을 놓으면 더 큰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움직임이었다. 그의 손목에 붉은 물집이 올라오는 것이 클레어에게 보였다.
“괜찮아요?” 그녀가 물었다.
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그는 괜찮다는 말을 너무 빨리 했다. 진짜 괜찮은 사람은 대개 괜찮다고 그렇게 빨리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클레어는 그 순간 처음으로 알았다.
주방 책임자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사미르, 조심하라고 했잖아. 오늘은 실수하면 안 돼.”
“죄송합니다.”
“가서 찬물 대고 와. 아니, 아니야. 먼저 저 트레이 옮겨.”
소년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클레어는 그 이름을 마음속에 적었다. 사미르. 그는 열여섯이나 열일곱으로 보였지만, 노동하는 몸은 나이를 흐리게 했다. 어깨는 아직 소년의 것이었고, 눈 아래 그림자는 어른의 것이었다. 머리는 짧게 잘랐고, 검은 셔츠의 소매는 팔꿈치 위로 걷혀 있었다. 손목의 물집은 빨리 부풀었다.
“정말 괜찮아요?” 클레어가 다시 물었다.
그는 이번에는 그녀를 보았다. “괜찮지 않으면 안 돼요.”
그 대답은 문장이라기보다 규칙처럼 들렸다.
클레어는 서비스 복도에서 장비 상자를 찾았지만, USB는 없었다. 대신 접힌 테이블 사이에서 휴대폰 충전기를 꽂고 서 있는 직원들, 플라스틱 컵으로 물을 마시는 여자들, 누군가의 신발끈을 묶어 주는 남자를 보았다. 복도 끝에는 작은 게시판이 있었고, 거기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된 근무표가 붙어 있었다. 몇몇 이름 옆에는 현금 지급이라고 적힌 작은 표시가 있었다. 사미르의 이름은 없었다.
그녀는 다시 주방 쪽으로 돌아왔다. 사미르는 금속 선반 옆에서 손목에 찬물을 대고 있었다. 그는 물을 오래 대지 못했다. 누군가가 그를 불렀고, 그는 수도꼭지를 잠갔다. 클레어는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의무실 같은 건 없어요?”
그는 웃었다. 웃음은 아주 짧았고, 기쁨이 아니라 예의였다.
“호텔에는 있겠죠.”
“그럼 가야죠.”
“저는 호텔 직원 아니에요.”
그 말에 클레어는 잠시 멈췄다. 그녀가 아는 세계에서는 건물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건물의 일부였다.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더 그랬다. 그러나 사미르는 호텔의 바닥 위에 서 있었고, 호텔의 물을 쓰고, 호텔의 손님을 위해 음식을 옮기면서도 호텔 직원이 아니었다. 그는 케이터링 업체의 임시 명단에도 제대로 올라 있지 않았다. 그 사실이 클레어에게는 법률 문서처럼 복잡하고, 사미르에게는 발목의 통증처럼 단순해 보였다.
“오늘 얼마 받아요?” 그녀가 물었다가 곧 부끄러워졌다. 돈을 묻는 것은 무례했다. 하지만 그 무례함은 이상하게도 그녀가 위층에서 들은 어떤 연설보다 현실에 가까웠다.
사미르는 어깨를 으쓱했다. “받으면요?”
“무슨 뜻이에요?”
“지난번 것도 아직 못 받았어요. 사장이 손님 돈이 늦게 들어왔다고 했어요.”
“그건 불법 아니에요?”
그는 다시 웃었다. 이번에는 더 짧았다. “불법이라는 말은 좋은 말이에요.”
클레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불법이라는 말은 그녀의 학교 세미나에서는 분명한 말이었다. 법이 있고, 위반이 있고, 구제가 있었다. 그러나 사미르의 입에서 그 말은 방향을 잃은 표지판 같았다. 불법인 일이 불법이라고 불리려면, 누군가가 그 말을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말한 뒤에도 집 주소와 비자 서류와 동생의 학교 등록이 안전해야 했다.
위층에서는 리허설 음악이 시작되었다. 낮은 현악기 소리가 천장을 통해 내려왔다. 그 음악은 아이들의 고통을 품위 있게 만들기 위해 고른 음악이었다. 너무 슬프면 후원자들이 불편하고, 너무 희망적이면 사진 속 아이들이 장식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음악은 슬픔과 희망 사이의 좁은 길을 걸었다. 클레어는 그 길이 얼마나 비싼 길인지 알고 있었다.
“어디서 왔어요?” 그녀가 물었다.
사미르는 손목을 행주로 감았다. “알레포요. 근데 이제 퀸즈에서 왔다고 말해요. 사람들이 그걸 더 편하게 생각해요.”
“가족은요?”
“엄마랑 여동생. 아버지는 터키에 있어요. 아직.”
아직. 그 단어는 문장 끝에 놓였지만, 그 뒤로 긴 복도가 이어지는 것 같았다. 아직 못 왔다. 아직 서류가 안 됐다. 아직 살아 있다. 아직 기다린다. 위층 스크린의 문장은 안전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사미르의 아직은 기다림 자체가 한 가족의 주소가 된 사람의 말이었다.
클레어는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 말은 너무 빨리 왔고, 그래서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도와주겠다는 말은 때로 도움보다 먼저 자기 모습을 정돈했다. 그녀는 어머니가 기자들 앞에서 아이를 안아 올릴 때 손가락 위치까지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신경 쓰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 기억 때문에, 그녀는 자기 입술을 다물었다.
“오늘 무대에서 당신 같은 아이들 얘기해요.” 그녀가 대신 말했다.
그 말은 나오자마자 잘못된 말이 되었다. 당신 같은 아이들. 사미르는 그녀를 보았다. 화가 난 얼굴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피곤해서 화를 낼 힘을 아껴 두는 얼굴이었다.
“저는 오늘 접시 옮겨요.”
클레어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다시 그 말. 괜찮아요.
위층에서 누군가 클레어를 찾는 무전이 들렸다. “Claire? We need you by the donor wall.” 그녀는 대답하지 못했다. 사미르는 이미 커다란 빵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손목의 행주는 젖어 있었고, 빵의 흰 천에는 작은 물자국이 묻었다.
“손목, 진짜 치료해야 해요.”
“오늘 끝나고요.”
“끝나면 몇 시예요?”
“손님이 집에 가고, 접시가 끝나고, 누가 돈 얘기 안 하고 가면요.”
그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농담이란 때로 사실이 스스로를 견디기 위해 빌리는 가장 얇은 옷이었다.
클레어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는 동안 그녀는 지하 주방의 소리가 몸에 붙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접시가 부딪히는 소리, 누군가가 스페인어로 숫자를 세는 소리, 물이 금속 싱크대에 떨어지는 소리, 사미르가 괜찮다고 말하던 속도. 위층의 카펫은 그 소리들을 곧 삼켰다. 백합 냄새가 다시 돌아왔고, 벽에는 아이들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클레어는 그 사진 속 아이들 중 하나가 사미르의 여동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가, 곧 그 생각이 너무 쉽다는 것을 알았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서로 교체될 수 있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그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만찬이 시작되자 모든 것은 예정대로 아름다웠다. 엘리너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목에는 작은 진주 목걸이를 했고, 손에는 연설문을 들지 않았다. 그녀도 앨런 브라이트처럼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난민 아동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말했다.
“우리는 오늘 밤 단순히 기부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한 아이가 안전에 도착할 때까지, 그 아이가 우리 모두의 아이임을 기억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박수가 일어났다. 문장은 훌륭했다. 클레어는 그것을 인정했다. 어머니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실제로 돈을 냈고, 실제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겨울 코트를 입게 했다. 바로 그 사실 때문에 클레어의 마음은 더 혼란스러웠다. 거짓된 선의라면 분노하면 되었다. 그러나 진짜 선의가 어떤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빛나게 배치하고, 그 배치가 다시 자신의 세계를 견고하게 하는지를 보려면, 분노보다 더 오래 견뎌야 하는 감정이 필요했다.
무대 뒤 스크린에 아이들의 영상이 나왔다. 한 소녀가 영어를 배웠다고 말했고, 한 소년이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조용히 눈가를 닦았다. 웨이터들이 그 사이로 메추라기와 작은 감자, 윤이 나는 당근을 놓았다. 사미르는 보이지 않았다. 주방 보조는 볼룸 안으로 직접 들어오지 않았다. 접시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손을 지나, 다시 다른 손을 지나, 마침내 흰 장갑을 낀 웨이터의 손에서 후원자 앞에 놓였다. 고통도 그렇게 이동하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서 시작되어 여러 손을 지나며 모양이 정돈되고, 마지막에는 아름다운 접시 위에 올려졌다.
클레어는 후원자 벽 앞에서 사진 촬영을 도왔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아크릴판 앞에서 웃었다. 어떤 여자는 클레어에게 말했다.
“네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 요즘 같은 시대에 그래도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게 희망이지.”
“네.” 클레어가 말했다.
“너도 자랑스럽겠구나.”
클레어는 대답하려 했지만, 그 순간 지하에서 올라온 직원 하나가 행사 매니저에게 다가와 속삭이는 것이 보였다. 매니저의 얼굴이 잠깐 굳었다. 클레어는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후원자 벽을 떠나 서비스 문 쪽으로 갔다.
“무슨 일이에요?”
매니저는 그녀를 보고 웃으려 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작은 staffing issue예요.”
작은 인력 문제. 그 말은 주방에서 피가 난 손목만큼이나 구체적인 일을 다시 공기처럼 만들었다.
클레어는 서비스 문을 열었다. 복도 끝에서 사미르가 서 있었다. 그는 빵 바구니 없이 빈손이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손목의 행주에는 붉은 얼룩이 조금 섞여 있었다. 옆에는 나이 든 여자가 서 있었는데, 그녀는 접시 닦는 일을 하는 사람처럼 앞치마가 젖어 있었다.
“그 아이가 이제 집에 가야 해요.” 여자가 말했다. “손이 부었어요.”
“택시 불러요.” 클레어가 말했다.
매니저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건 업체 쪽에서 처리해야 해요.”
“그 업체 사람이 어디 있는데요?”
아무도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사미르는 클레어를 보지 않았다. “괜찮아요. 지하철 타면 돼요.”
“그 손으로?”
“손 말고 발로 타요.”
그 말에 옆의 여자가 웃었다가 곧 웃음을 멈췄다. 웃음이 너무 빨리 죄책감으로 바뀌었다. 클레어는 처음으로,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도 서로를 덜 무너뜨리기 위한 예의가 있다는 것을 보았다. 그 예의는 위층의 와인잔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클레어가 말했다.
사미르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왜요?”
“당신 어머니 행사잖아요.”
그 말은 그녀가 예상한 비난보다 더 복잡했다. 그는 그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녀의 이야기 속 구원 장면이 되는 것을 피하고 있었다. 클레어는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느꼈다.
그때 무대 쪽에서 큰 박수가 터졌다. 엘리너의 연설이 끝난 것이다. 박수는 문을 통과해 복도까지 밀려왔다. 그 소리 속에서 사미르는 손목을 몸 가까이 붙였다. 클레어는 자신의 명찰 리본을 내려다보았다. 옅은 초록색. 자원봉사자. Claire Rosemont.
그녀는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려다가 멈췄다. 현금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금을 꺼내면 모든 것이 너무 쉽게 끝날 것 같았다. 한 소년의 손목과 밀린 임금과 비자 불안과 위층의 박수를, 지폐 몇 장이 잠시 덮어 버릴 수 있었다. 그녀는 대신 매니저를 보았다.
“업체 연락처 주세요. 그리고 오늘 일한 사람들 명단도요.”
“클레어, 이건 지금 처리할 일이 아니에요.”
“그럼 언제 처리해요?”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조용했다. 조용했기 때문에 더 이상 아이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매니저는 그녀를 보다가, 그녀가 단순히 착한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을 사용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로즈몬트라는 성은 작은 글씨로도 컸고, 이제 그 크기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날 밤 늦게, 만찬은 목표액을 넘겼다. 전광판에는 4,800,000달러라는 숫자가 떴고, 사람들은 일어나 박수쳤다. 엘리너는 딸을 찾아 포옹하려 했지만, 클레어는 서비스 복도에 있었다. 그녀는 젖은 앞치마를 한 여자와 함께 임시 직원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고 있었다. 몇몇은 이름을 말하지 않았고, 몇몇은 가짜 이름을 말했다. 사미르는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의 손목에는 호텔 응급상자에서 꺼낸 붕대가 감겨 있었다. 택시는 결국 불렸지만, 그는 병원에 가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병원이라는 말은 그에게 치료보다 청구서를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았다.
“이걸로 뭐 할 거예요?” 그가 물었다.
클레어는 종이를 보았다. 이름들 옆에 시간이 적혀 있었다. 여섯 시간, 여덟 시간, 지난번 미지급, 오늘 현금 약속, 사장 전화 안 받음. 종이는 초라했고, 글씨는 급했으며, 어떤 이름은 철자가 틀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 종이는 위층의 영상보다 더 정확했다. 적어도 그 종이에는 오늘 밤 여기 있었던 사람들이 사진의 배경으로만 존재하지 않았다.
“모르겠어요.” 클레어가 말했다.
사미르는 그녀를 보았다.
“정말 몰라요. 하지만 엄마한테 먼저 보여줄 거예요.”
“그럼 행사는 망해요?”
“이미 끝났어요.”
사미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끝난 뒤에 말하는 건 쉬워요.”
클레어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 반박하지 않았다. 그가 옳았다. 그녀는 만찬을 멈추지 않았다. 연설 도중 무대에 오르지 않았고, 후원자들에게 주방으로 내려오라고 하지 않았고, 자기 가족의 이름이 빛나는 벽 앞에서 그것을 지우지 않았다. 그녀가 한 일은 모든 것이 끝난 뒤, 접시가 돌아오고 꽃잎이 쓰레기봉투에 담기고 돈이 발표된 뒤, 이름을 적은 것이었다. 그 작은 일조차 그녀에게는 어려웠지만, 어렵다는 사실이 그것을 충분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밤 열한 시 반, 엘리너는 서비스 복도로 내려왔다. 그녀는 아직 진주 목걸이를 하고 있었고, 손에는 샴페인 잔 대신 행사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클레어는 어머니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엘리너는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녀의 눈은 이름과 시간, 미지급이라는 단어 위를 지나갔다. 얼굴이 굳어졌다.
“이건 케이터링 업체 문제야.”
“우리 행사잖아요.”
“우리는 정식 계약을 했어.”
“그럼 계약이 사람들한테 돈을 줬어요?”
엘리너는 딸을 보았다. 그 눈빛에는 분노보다 먼저 상처가 있었다. 좋은 일을 해 온 사람이 자기 선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상처. 클레어는 그 상처를 보았고, 사랑했다. 그래서 더 물러서고 싶었다. 그러나 사미르가 옆에서 붕대 감은 손을 가만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그 손은 논쟁하지 않았고, 어떤 이론도 말하지 않았다. 다만 거기 있었다.
“엄마가 나쁜 일을 했다는 말이 아니에요.” 클레어가 말했다.
“그럼 뭐라고 말하는 거니?”
클레어는 대답을 찾지 못했다. 그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직 문장으로 오지 않았다. 선의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었다. 돈이 소용없다는 것도 아니었다. 아이들의 영상이 거짓이라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위층의 아이들이 박수를 받는 동안, 아래층의 아이가 손목을 데이고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같은 행사 안에서 가능했다는 것, 그리고 그 가능성이 우연한 구멍이 아니라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층이었다는 것. 이 모든 것을 말하기에는 그녀의 언어가 아직 어리고, 너무 학교에서 배운 말들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종이를 다시 내밀었다.
“이 사람들부터 돈 받게 해 주세요.”
엘리너는 종이를 받았다. 아주 천천히. 그 순간 위층 볼룸에서는 마지막 꽃 장식이 해체되고 있었다. 스크린 속 아이들의 얼굴은 꺼졌고, 빈 무대에는 조명이 아직 남아 있었다. 지하 복도에서는 물이 싱크대에서 떨어지고, 누군가 쓰레기봉투를 묶고, 사미르는 붕대 감은 손으로 자기 코트 주머니에서 지하철 카드를 찾고 있었다. 클레어는 어머니가 종이를 접지 않기를 바랐다. 그것을 가방 안에 넣어 다른 서류들과 함께 조용히 눌러 버리지 않기를 바랐다.
엘리너는 종이를 접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충분한지, 클레어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처음으로, 충분하다는 말이 얼마나 부유한 사람들의 말인지 생각했다. 위층에서는 4,800,000달러가 충분하다고 발표되었고, 아래층에서는 한 사람의 손목에 감긴 붕대가 아직 젖어 있었다. 밤의 끝에서 그 두 사실은 서로를 취소하지 못한 채 같은 건물 안에 남아 있었다.